한강시민공원

Photography/Space 2018. 10. 2. 09:13


    

설정

트랙백

댓글

양평/웰시코기/마루

Photography/Space 2018. 9. 21. 14:42


    

설정

트랙백

댓글

속초/죽도/인구

Photography/Space 2018. 9. 21. 14:31


    

설정

트랙백

댓글

방콕

Photography/Space 2018. 9. 21. 14:17


    

설정

트랙백

댓글

눈오는 날

Photography/Memorials 2018. 9. 21. 09:42


    

설정

트랙백

댓글

강화도

Photography/Memorials 2018. 9. 21. 09:34







    

설정

트랙백

댓글

페달의 무게와 힘

Photography/Bicycle 2016. 10. 11. 22:25

어떤 사찰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무문관(無門關)이라는 체험 행사가 있다고 한다. 문이 없는 방에서 며칠 동안 깊은 명상을 하며 본래의 자신과 대면하는 프로그램이다. 세상과 소통할 길이 차단된 상태에서 있는 그대로 자신과 대면하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고 고된 일일지도 모른다. 그 고통을 감내하며 자신의 내면과 눈빛이라도 교환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이 무의미해 보이는 행위를 하도록 배려한 자신을 만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자전거는 이런 조우를 도와주는 좋은 취미라고 생각한다. 자전거를 타는 중에는 휴대폰을 볼 수도 없거니와 힘들게 페달을 밟다 보면 그동안 나를 불편하게 했던 일들을 타인의 시선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 말이다. 비록 지속시간이 비교적 짧다는 단점은 있지만 새로운 감정에 덮어지고 잊히기 전까지는 나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자전거는 혼자라도 좋다. 그 날의 내가 페달을 밟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볼 힘이 솟는다. 그래서 자전거는 운동이 아니라 참선이다.




















    

설정

트랙백

댓글

무엇을 기다리는가.

Photography/Memorials 2016. 10. 10. 00:29


항상 같은 패턴으로 살다 옛 시절의 감정을 잊고 사는 사람이 비록 나뿐일까. 출근, 퇴근을 하고, 평일의 시간이 흐르다 주말이 되면 소중한 휴일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이 못내 아쉬워 정신없이 불금을 보내고, 이내 일요일 저녁으로 돌아와 홀로 개콘을 보며 방금 누웠던 침대 옆, 어제를 그리워 한다.


가끔은 남들이 출근하는 평일에 쉬어야만 그 고마움을 느끼기는 것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중한 시간을 헛되게 보내고 싶지 않아 갖은 계획을 세우지만 끝내 허전함이 발목을 잡는다. 이 시대를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 이리라. 


나이만 먹었지 마음은 항상 어린아이처럼 여리고 엄마 젖가슴을 찾듯 허전함을 달래줄 그 무언가를 찾아 헤맨다. 스스로 결정에 불안해하고 그 결정이 옳았다고 확인받고 싶은 마음에 외로워하는 이 시대의 모든 이에게 무한의 지지와 격려를 보낸다. 


내일의 시간은 오늘보다 더디게 흐르리라…

    

설정

트랙백

댓글

국토종주 (부산 - 판교, 664km) - 2016.9.4 ~ 9.7

Photography/Bicycle 2016. 9. 7. 22:18

회사에서 일 년에 한 번 자전거로 국토종주를 하는 행사가 있다. 작년에 비공식적으로 국토종주(판교 -> 부산)를 했다고 하는데 올해는 부산에서 판교로 올라오는 코스로 진행했다. 평소에 자전거를 즐기는 나로서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에 참여하게 되었다.


지원자가 정해진 인원보다 많았기에 3개월 전부터 매주 300km 자체 훈련 기록을 메일로 전달했으며 중간에 여주보 왕복(160km) 9시간 내로 완주하는 테스트도 진행했다. 업힐에 대한 경험을 쌓기 위해서 동부 5고개 훈련도 있었지만 나는 업힐 훈련을 참여하지 못했다. 휴가로 다낭에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전에 이미 참가 대상자에 포함되었기 때문에 불참으로 문제는 없었다.


우리는 토요일( 9월 3일) 회사 앞에서 오전에 출발했다. 그날 저녁에 다이노스 홈구장인 마산야구장에서 SK와의 경기를 관람하고 다음 날 일요일(9월 4일) 출발하는 일정으로 진행되었다. 아침 5시에 일어나 하루에 160km 정도를 달려야 했고, 3일 차에는 234km를 하루 동안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평소 자전거를 자주 타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무리한 일정일 수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참가자가 모두 일정을 소화했다.


참가 인원은 50명이었지만 회사 미케닉 직원들, 메디컬센터 원장님과 물리치료사분들, 그리고 행사를 지원해 주는 외부 업체 직원들과 각 조의 가이드를 담당한 장선재 선수 외 10명 정도의 라이더분들까지 하면 100명 정도의 인원들이 진행하는 비교적 작지 않은 행사였다.


참여한 회사 직원들도 고생했지만(스스로 자처한 고생이기에 고생이라 할 수는 없지만) 이 많은 인원을 안전하게 국토종주할 수 있도록 도와준 많은 스텝의 노고가 없었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내년에도 어김없이 진행되지 않을까 싶다. 막상 국토종주를 하는 동안에는 내년에도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사실 그 명단에 들기 위해 자체 훈련하는 과정이 더 힘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니 내년이 되면 또다시 발동이 걸리지 않을까 싶다. 완주하신 모든 분과 즐겁고 멋진 경험을 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국토종주 첫날 : https://www.strava.com/activities/700017221

국토종주 둘째날 : https://www.strava.com/activities/701250074

국토종주 셋째날 : https://www.strava.com/activities/702533510

국토종주 마지막날 : https://www.strava.com/activities/703578220


2016년 9월 3일 ~ 7일

국토종주


































    

설정

트랙백

댓글

베트남 다낭 여행

Photography/Memorials 2016. 8. 30. 22:15

프로젝트 모임으로 결성된 멤버와 함께 오랜만에 이웃 나라 베트남 다낭에 다녀왔다. 베트남 여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행시간으로만 보면 그렇게 먼 거리는 아니지만, 청량리역에서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인천공항에서 출발한 나는 비행시간이 7, 8시간 되는 느낌이었다. 우리는 우기라서 조금 걱정을 했다. 아니나 다를까 다낭 공항에 도착하니 빗방울이 떨어진다.


다낭 국제공항에 도착하면 스마트폰 유심칩을 판매하는 부스가 여러 곳 있다. $6 정도면 여행 내내 부족함 없이 사용할 수 있으니 다낭으로 여행하시는 분은 비싼 국내 통신사 데이터 로밍을 사용하지 말고 공항에서 유심칩을 구매해서 사용할 것을 권한다.


휴식을 위한 여행이었기에 많은 곳을 돌아다니진 않았다. 호텔을 기점으로 호이안과 링엄사, 그리고 CONG 카페가 전부다. 링엄사는 월남전 당시 자유를 찾아 탈출하던 많은 베트남 사람들이 다낭 바다에 빠져 죽었는데 그 넋을 달래기 위해 사원과 해수관음상을 세웠다고 한다. 링엄사는 우리가 머문 알라카르트 호텔에서 보이는 거리에 있다. 택시로 10분 내외로 아주 가깝다. 그리고 CONG 카페에서 먹어본 커피의 맛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커피를 즐겨 마시지 않는 나도 한국에 같은 커피맛을 내는 카페가 있다면 즐겨 찾을 것 같다.


첫날과 마지막 날, 그리고 호이안에서 저녁에 잠깐 내린 비가 전부였으니, 날씨 운이 좋았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해외 여행, 3박 4일 동안 멤버들 덕분에 즐거운 휴식이었다.


2016년 8월 26일 ~ 30일

베트남 다낭 여행












































    

설정

트랙백

댓글

호명산 백패킹

Photography/Backpacking 2016. 7. 23. 22:17

호명산은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에게는 가끔 이야기가 오가는 곳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예전에 함께 일했던 동생과 함께 잠시 쉴 요량으로 들렸다. 동생은 차로 이동했고 나는 집이 1호선역과 가까워 전철을 타고 상천역으로 이동했다. 힘든 여정을 계획하고 오지 않아 우리는 계곡 물이 흐르는 진입로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나중에 동생의 지인 두 분도 합류했다. 퇴근길에 우리가 머무는 곳으로 바로 달려왔는데 밤 길이고 초행길이라 길을 찾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우리는 랜턴을 들고 마중을 나갔다. 호명산 정상에는 호명호수가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양수식 발전소인 청평 양수발전소가 있는 인공저수지다. 호명호수로 진입하는 진입로는 한 곳이 아니다. 상천역에서 오다 보면 마을 길을 지나고 절 하나를 지나는 길이 우리가 진입한 길이고 마을과 절 사이에 우측으로 진입하는 진입로가 따로 있으니 진행 방향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백패킹을 하다 보면 혼자일 때는 무서울 정도로 외로움을 느낄 때도 있지만 그만큼 나를 되돌아보며 얻는 것이 있다. 머무는 곳이 산 정상이라면 더더욱 그 깊이는 깊다. 반면 여러 명이 함께 떠나는 백패킹은 또 그만의 재미가 있다. 도란도란 모여 앉아서 맛난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다음날 텐트를 돌며 단속을 하는 사람들이 찾아왔다. 호명산에서는 텐트에서 잠을 자거나 취사를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자연보호’라고 쓰인 조끼를 입고 명단을 적어갔다. 형식적인 계도 기간이라고 하니 별문제는 없었다. 여기저기 벌목을 해 놓은 것을 보니 조만간 유료화할 예정인 듯싶다. 무엇이 자연을 보호하는 방법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이렇게 대대적으로 벌목하고 돈을 받아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것이 과연 자연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가질 수 있을까.


짧은 1박 2일의 여정이었다. 오랜만에 동생과 함께한 시간도 좋았고 동생의 지인들과 나눈 이야기도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함께합시다~


2016년 7월 22일 ~ 23일

호명산 백패킹

















    

설정

트랙백

댓글

반포대교

Photography/Bicycle 2016. 7. 19. 02:23



    

설정

트랙백

댓글

한강.

Photography/Bicycle 2016. 7. 15. 00:22








    

설정

트랙백

댓글

동부 3고개

Photography/Bicycle 2016. 7. 11. 01:26





    

설정

트랙백

댓글

신기한 장기.

Photography/Memorials 2015. 10. 6. 03:30



어렸을 때 어느 날, 친누나가 문을 열고 들어와 내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심장, 장기, 신체의 모든 부분은 분명히 내 것인데 평소에는 그게 정말 내 몸 안에 있는지조차 모른다? 신기하지 않아?, 너도 다 가지고 있는데 못 느끼잖아. 그치? 신기하지?” 


나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누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당연한 거 아닌가 싶다가도 막연히 신기하게 느껴졌다. 


지금의 나는 나를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내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느끼지 못하는 것이 비단 장기뿐일까. 그때보다 지금의 내가 나아진 것은 뭘까. 나이를 처먹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그냥 그렇게 남들보다 “행복하다 행복하다.” 속으로 되뇌고 있는 모습이 스스로 가증스러울 때가 있다. 그때는 몰라서 행복했고 지금은 알아서 행복한지를 스스로 묻고 있는 걸까. 이게 발전이라고 믿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물리적으로 변화가 없는 공간에서 자각할 수 있는 내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다양하지 않다. 가끔은 시궁창에서 허우적거리며 엿 같은 세상 잘 못 만나 제대로 개고생한다고 생각할 때도 있고, 내 마음 같지 않은 인간관계로 힘들어할 때는 제발 내 이야기 들어달라며 입을 틀어막고 하늘을 향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 낯선 곳으로 떠나 객관적으로 보고 싶은 욕망에게 도움을 받아, 멱살을 잡고 나를 집 밖으로 끄집어낸다.


혼자 여행을 다니면 “어때 좋아? 괜찮아?”라고 항상 나에게 물어보지만, 대답은 언제나 “잘 모르겠어, 그냥 좋은 거 같아!” 라는 무책임한 답변 뿐이다. 누구는 이런 나를 남에게 손 내밀지 못하고 혼자 이 세상 모든 행복을 찾고 있다며 치기 어린 시선으로 보기도 한다. 나 자신만으로 만족하고, 오로지 나로 산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였을까. 어쩌면 내가 생각하는 멋진 삶은 “너무 남들처럼 살지 말자”가 최선인지도 모르겠다.


의식하지 못하는 신기한 장기처럼, 내가 설명할 수 없다고 해도 내 모습은 내가 생각하는 방향으로 결정된다. 그 과정에서 남들로 인하여 영향을 받고 있다면 의식적으로 후회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후회스러운 삶으로 귀결되는 게 아닐까. 어쩌면 나는 이렇게 살다 살다 죽는 순간까지도 내가 인간임을 증명하다 세상 밖으로 뛰쳐나갈지도 모르겠다.


    

설정

트랙백

댓글

철마산-주금산 종주 백패킹

Photography/Backpacking 2015. 10. 4. 14:00

나는 금요일 저녁에 지도를 보며 주말에 떠나고 머물 곳을 찾았다. 하지만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다. 강원도 정선에 있는 민둥산에 가려고 했으나 열차표를 알아보니 오전에 출발하는 열차는 모두 매진이다. 나는 다음 날 아침에 일찍 일어나 배낭을 정리하고 일단 서울에서 가까운 산으로 떠나기로 했다.


내가 찾은 곳은 철마산, 그리고 주금산이다. 철마산(711m, 786.8m)은 진전읍 해참공원 철마산 입구 출발점에서 동쪽으로 약 4.5km(남봉)와 6.8km(북봉)의 거리에 위치한(남양주시 진건면) 산으로 남봉과 북봉으로 나누어져 있다. 철마산은 현재 남봉(711m)을 정상으로 하고 있지만 남봉에서 북쪽으로 2.3km 정도 떨어져 있는 북봉(786.8m)이 실제 정상(최고봉)이다.


북봉은 '내마산'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산 정상에는 대부분 깃대봉을 세우고 태극기를 다는데 남봉에만 깃대봉이 세워져 있다. 아마도 철마산의 정상이 북봉보다 낮은 남봉으로 정리되고 있는 듯하다.


주금산(813m)은 경기도 포천시와 남양주시, 가평군의 경계에 자리 잡고 있다. 주금산의 정상은 조망이 좋지 않아 정상으로서의 의미가 무색하다. 베어스타운 앞에서 주금산으로 등반할 때는 정상에서 철마산 쪽으로 조금 내려가다 보면 독바위 옆 헬기장의 조망이 일품이다.


나는 해밀마을 철마산 입구 출발점에서 철마산(남봉 711m) - 철마산(북봉, 내마산 786.8m) - 주금산(813m)에 이르는 종주를 하기로 했다. 출발이 지연되어 오후 1시경에 철마산 입구에서 남봉을 향해 출발했다.






철마산(남봉 711m)까지 오르는 길은 어렵지 않았다. 간혹 가파른 오르막길이 나오기도 했지만 쉬엄쉬엄 두 시간 반 코스로 등산하기에는 좋은 산이다.


2/3 지점에 다다르면 급경사와 완경사로 구분되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나는 가의도에서 고생한 기억이 떠올라 완경사 방향으로 진입했다. 그 작은 푯말을 지나 완경사 방향으로 10m 정도 들어가면 고맙게도 약수가 나오는 곳이 있다. 나는 빈 물병에 약수를 가득 담아 다시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완경사라고 하지만 정상에 가까워진 만큼 제법 가파르다. 나는 1시 15분쯤에 출발하여 중간에 사진도 찍고 쉬기도 하면서 3시 30분쯤에 철마산(남봉 711m)에 도착했다. 오르는 길에 등산객 5~6명과 마주쳤는데 주말인데도 한적한 것을 보니 인기 있는 산은 아닌 거 같다.


철마산 북봉(내마산 786.8m)으로 가서 일몰 촬영을 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북봉의 조망이 어떤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시간도 어중간하여 나는 그냥 남봉에서 짐을 풀기로 했다.


철마산 남봉에는 비박할 장소가 마땅치 않았는데 주변을 살펴보니 등산로 옆으로 움푹 파인 공간이 있었다. 나는 바닥을 정리하고 그곳에 텐트를 치기로 했다. 등산로 옆이라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지도 않을뿐더러 길 반대편에서 부는 바람에도 영향을 받지 않을 것 같았다. 새벽에 산바람이 거세게 불었지만, 예상대로 텐트에는 전혀 바람이 닿지 않아 아늑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

침낭 속에 누워 숲 속 나무 사이로 스치는 바람 소리를 들어보면 바닷가에서 들리는 파도 소리와 같다. 그 저녁 철마산 남봉 정상에는 나 혼자뿐이었다.


철마산(남봉 711m)


철마산(남봉 711m)


철마산(남봉 711m)


철마산(남봉 711m)


철마산(남봉 711m)


철마산(남봉 711m)


철마산(남봉 711m)


철마산(남봉 711m)


나는 새벽 4시쯤에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철마산 북봉(내마산 786.8m)을 향해 출발했다. 남봉은 서쪽 조망이 비교적 좋아서 해가 지는 풍경을 담을 수 있었지만 동쪽 조망은 좋지 않았다. 나는 북봉에서 일출을 찍기 위해 이른 새벽에 출발했다.


예상보다 배낭을 꾸리는 시간이 오래 걸렸다. 바람이 많이 불어 텐트 접는 시간이 오래 걸린 탓이다. 나는 5시가 조금 넘은 시각에 출발했다. 지도에 철마산 북봉(내마산)에 대한 정보가 없었고 어두운 산길을 걷다 보니 예상보다 늦게 도착하게 되었다.


북봉은 인터넷 검색으로 확인했던 것처럼 아무런 표시도 없다. 어느 산악회에서 걸어놓은 플래카드가 이곳이 철마산 북봉(내마산) 임을 알리고 있다.


북봉으로 가는 도중에 나무 사이로 찍은 사진이 유일한 일출 사진이다. 철마산 남봉에서 북봉으로 가는 길은 험하지 않지만 넉넉하게 1시간 30분 정도 예상하고 출발하는 것이 좋겠다.






얼마나 많은 발을 허락했을까


철마산 북봉(내마산 786.8m)


나는 철마산 북봉(내마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주금산으로 연결되는 능선길을 따라 이동하기 시작했다. 능선길이지만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내리막길이 많다. 그만큼 오르막길을 만나야 하기에 나는 정상으로 가는 내리막길이 달갑지 않다. 그래도 이따금 만나는 푹신한 낙엽길을 따라 천천히 걷다 보면 기분이 묘하게 즐거워진다.


철마산 북봉(786.8m)에서 주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에서는 등산객을 만날 수 없었다. 오로지 나 혼자만의 시간이었다.


익숙한 것에 편안함을 느끼며 살아가고, 때론 익숙해지는 것으로부터 서글픔이 밀려온다. 시간이 지나 서글픔 또한 익숙해지는 나를 발견할 때면 흐르는 시간에게 더욱 서운함을 느낀다.


철마산 북봉(내마산 786.8m)


철마산 북봉(내마산 786.8m)


철마산 북봉(내마산 786.8m)












주금산 독바위 옆 헬기장


주금산 독바위 옆 헬기장


주금산 독바위 옆 헬기장


주금산 독바위 옆 헬기장


주금산 독바위에 가까워지면서 백패커 몇 분과 마주쳤다. 전날 주금산에서 비박을 하고 하산하는 분들도 있었고, 사이트를 찾아 산을 오르는 분들도 있었다. 독바위 근처 헬기장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정말 압권이었다. 경기도의 명산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주금산 가는 길에서 바라본 헬기장(헬기장 등산객)


헬기장에서 바라본 주금산 독바위



나는 헬기장에서 다시 주금산 정상으로 향했다. 헬기장에서 주금산 정상은 그리 멀지 않다. 헬기장 보다 조망은 좋지 않았다. 사방이 나무들로 가로 막혀 산 정상이라기보다는 숲 속의 작은 공원처럼 느껴졌다.


주금산 정상(813m)


주금산 정상에 도착해서 시계를 보니 철마산(남봉)에서 출발하여 주금산 정상까지 꼬박 5시간이 걸렸다. 나는 주금산 정상에서 휴식을 취하고 베어스타운 방향으로 하산했다. 하산길은 하염없이 내리막길이다. 스틱이 없었으면 다리에 무리가 많았을 것 같다. 나는 계곡을 따라 하산했는데 흐르는 물소리가 정겨웠다.  




이로써 철마산 남봉에서 시작한 이번 여행은 철마산 북봉(내마산)을 지나 주금산으로 이어졌다. 출발은 가볍게 시작했지만, 주금산에서 내려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피곤함이 밀려왔다. 가의도에서 넘어지며 오른쪽 무릎에 멍이 들었는데 오랜 시간 산행으로 무릎에 무리가 많았다. 다음에는 무리한 산행보다는 걸으며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설정

트랙백

댓글

가의도 백패킹

Photography/Backpacking 2015. 9. 29. 18:00

연휴를 이대로 흘려보낼 수 없어서 나는 배낭을 메고 섬으로 떠났다.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한적한 곳을 찾아 태안 근흥면 신진도에서 서남쪽으로 배를 타고 30분 만에 접근할 수 있는 “가의도”라는 섬을 찾았다.


가의도는 면적 2.19㎢, 43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비교적 작은 섬인데, 가의란 이름은 옛날 중국의 가의라는 사람이 이 섬에 살아서 가의도라고 했다는 설과 이 섬이 신진도에서 볼 때 서쪽의 가에 자리 잡고 있어서 가의 섬이라고 불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중국과 가까이 있어 맑은 날 파도가 잔잔하면 중국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릴 정도라고 하는데 솔직히 그 정도로 가까워 보이지는 않는다. 중국의 산둥반도와 소나무, 그리고 소사나무숲이 아름다워 탐방로의 이름을 소솔길이라 지었다고 한다.


가의도에 가는 배편은 인터넷으로 예매(http://island.haewoon.co.kr/) 할 수 있다. 작은 배라서 한 번에 50명에서 최대 75명까지 승선할 수 있는데 그중에 50%(25명)는 인터넷으로 예매할 수 있고 25명분은 현장에서만 구매할 수 있다. 인터넷 예매 사이트에서 결제를 하고 브라우저 창을 닫지 않고 재 로드하면 결제가 중복으로 처리되니 결제내역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가의도행은 아침 8시 30분, 오후 1시 30분, 그리고 4시 30분 이렇게 하루 3회 왕복 운항한다. 계절에 따라 약간 시간이 달라질 수 있으니 예매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겠다.


나는 아침 8시 30분 배를 예매하려 했으나 그 시각에는 인터넷 예매 25명분이 모두 소진되고 없었다. 그래서 들어가는 배는 오후 1시 30분, 나오는 배로는 다음날 29일 오후 2시 5분으로 예매했다. 하지만 오후에 들어가면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았다. 나는 8시 30분 배를 현장에서 구매할 생각으로 새벽 4시경에 집에서 차를 타고 출발했다.

안흥항 풍경
안흥항 풍경
안흥항 풍경

내비게이션에는 태안 안흥항으로 목적지를 정하고 출발했는데 안흥항에 도착하여 물어보니 가의도행 배는 신진도에서 출발한다고 한다. 나는 안흥항에서 사진 몇 컷을 카메라에 담고 다시 신진도로 향했다.


신진도에 들어가서도 매표소를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신진도에서 바다를 바라보고 오른쪽 끝으로 들어가면 “여객선 매표소”라는 푯말이 걸려있는 작은 안흥신항 여객터미널이 보인다. 그곳에서 인터넷으로 예매한 표와 현장 표를 받을 수가 있다.


나는 표를 발행해주는 아저씨에게 인터넷으로 예매한 오후 표를 아침 8시 30분 현장 표로 교환할 수 있느냐고 물었고 인터넷 예매표를 취소하고 현장에서 구매하면 된다고 하여 그렇게 표를 교환할 수 있었다.


혹시 모를 상황을 위해 인터넷 예매를 하고 현장에서 시간을 변경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홈페이지에는 인터넷으로 예매한 표는 출항시각 한 시간 전에 현장에서 발권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출항하기 20분 전까지만 가도 충분할 것 같다. 아마도 표를 발권해주는 분이 배에 타서 인원 체크도 해야 하고 나오는 사람들을 점검해야 하는 과중한(?!) 업무 때문인 것 같았다.

아저씨에게 과중한 업무를 할당한 매표소장님
이곳이 가의도행 배표를 살 수 있는 여객선 매표소

내가 오른 배는 가의도를 향해 8시 30분 정각에 출발했다. 둘러보니 50명도 채우지 못한 것 같다. 가족 단위로 놀러 가는 사람들, 가의도에서 사시는 분으로 보이는 현지 어르신들도 보인다.


신진도에서 그리 멀지 않아서 출발하고 주변 경치를 구경하다 보면 어느덧 가의도항에 도착한다. 선착장이 보이기 시작할 때쯤이면 뱃고동 소리를 20초 정도 요란하게 울린다. 옆에 있으면 귀가 먹먹하니 예상 하시라.


선착장에는 사람들이 많이 나와 있었다. 들어가는 사람들보다 가의도에서 나오는 사람과 짐이 더 많았다. 나는 배 앞쪽에 배낭을 두고 있어서 배에서 제일 먼저 내릴 수 있었다. 내려서 마을 언덕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는데 현지 아주머니로 보이는 분이 이렇게 말씀하신다.

“장화 신고 들어오는 사람들은 의심해야 해!"

아마도 가의도에 들어와 홍합이나 해산물 등을 반출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의심의 눈초리가 따가운 것 같다. 동네 방송에서도 채취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보니 어지간히 골칫거리인 모양이다.

표를 끊어주던 아저씨, 가의도 북항
신진도로 나가기 위해 짐을 들고 기다리는 승객들
북항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길

나는 동네 길을 따라서 한 바퀴 돌아볼 요량으로 북항에서 마을로 향하는 길 중간 어귀에 있는 푯말을 보고 신장벌이라는 곳으로 향했다. 신장벌은 서해 같지 않은 모래사장이 멋진 곳이라고 했다. 거리도 1km 내외로 길이 험하지 않으면 충분히 갔다 올 거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30분 동안 산 언덕을 하나 넘어간 이후부터 길이 사라졌다. 사람이 다닌 흔적도 흐릿하고 가시넝쿨로 뒤엉켜 온전한 길을 찾기가 어려웠다. 웬만하면 길을 뚫어보려 했으나 20kg 배낭을 메고 도저히 길을 뚫을 자신이 없었다. 더욱이 가시로 인해서 여기저기 생채기가 나고 있는 터라 나는 아쉽지만 발길을 돌려야 했다.

신장벌로 향하는 길 주변에 있는 마늘 밭
신장벌로 향하는 길
신장벌로 향하는 길에서 마을을 내려다 본 풍경(보이는 마을 길 따라 넘어가면 남항,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북항)
북항 바로 옆에 있는 작은 해안(신장벌 가는 길)
신장벌로 향하는 길
신장벌로 향하는 길
신장벌로 향하는 길
신장벌에서 마을로 향하는 길
마을 중간 어귀에 있는 푯말

나는 다시 마을 푯말이 있는 곳으로 되돌아와서 작은작돌, 전망대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는 450년가량 된 마을의 수호 목인 은행나무가 우뚝 서 있다. 그 은행나무를 지나 남항 쪽으로 가다 보면 오른쪽 오솔길 입구에 전망대 푯말이 보인다. 나는 산 정상에 있는 전망대로 향했다.

450년가량된 은행나무

전망대로 향하는 길은 외길이라 신장벌로 가는 길보다 알아보기 쉬웠다. 하지만 400m 가량이 계속 오르막길이고 중간중간 쓰러진 나무들이 길을 가로막고 있어서 조금은 힘들게 정상에 올라갔다. 정상에는 나무로 잘 짜인 전망데크가 있다. 가의도의 주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 섬의 유일한 곳이 아닐까 싶다.

전망대로 향하는 소솔길
전망대로 향하는 길에 만난 흑염소

나는 신장벌 방향으로 가는 길에서 주운 우산을 데크에 고정하고 의자를 펼쳐 맥주 한 캔을 마시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냈다. 전망대 위치가 매우 좋아서 이곳을 사이트로 정할까 싶었지만 다른 사람들이 올라오면 민폐이고 가의도의 다른 곳도 구경하지 못한 상황이라서 그렇게 할 수는 없었다. 더욱이 텐트를 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각이었다.

가의도 전망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가의도 풍경
전망대에서 바라본 가의도 풍경

어느 정도 여유를 즐기다 보니 내가 올라온 방향에서 이야기 소리가 들린다. 중년의 노부부로 보이는 두 분이 정상까지 올라온 것이다. 우린 서로 반갑게 인사를 하고 경치를 보며 사진을 찍어주었다. 두 분은 내 의자에 앉아도 보고, 가지고 온 커피와 사과도 나에게 나누어 주었다.

전망대에서 만난 분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가 다음에 또 보자는 인사를 나누고 두 분은 작은작돌로 가시겠다며 내려갔으나 길이 험하다며 다시 올라와 마을 쪽으로 내려가셨다. 전망데크를 중심으로 서남쪽으로는 작은작돌로 향하는 길이 나 있고 동남쪽으로는 내가 올라온 마을로 향하는 길이 연결되어 있다.

전망대에서 작은작돌로 향하는 길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경

두 분이 가시는 것을 보고 나도 풀었던 짐을 정리하고 작은작돌로 향했다. 이왕 이곳까지 올라왔는데 그래도 한 번 가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오기가 발동했다. 더욱이 신장벌을 보지 못한 것이 내 의지를 더욱 키웠다. 초반 길은 그렇게 험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가면 갈수록 사잇길이 예사롭지가 않았다. 나는 지도를 보며 무조건 작은작돌이 있는 방향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힘겹게 길을 내며 30분가량을 내려갔지만 파도 소리가 들리는 작은작돌을 코앞에 두고 경사가 심한 산 위로 다시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내가 내려가는 방향으로는 도저히 작은작돌에 접근할 수 없는 낭떠러지에 가까운 길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다시 지도를 보며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했고 사람들이 지나갔을 만한 길을 찾아 헤맸다. 그렇게 1시간을 넘게 가시넝쿨로 뒤엉켜 있는 숲을 헤집고 다녔다. 팔에는 온통 상처 투성이었고 가시넝쿨에 걸려 여러 번 미끄러지고 넘어지기를 반복했다. 배낭의 무게와 부피는 경사가 심하고 가시나무들로 뒤엉킨 숲 속을 헤쳐나가는데 큰 걸림돌이었다.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내 체력은 거의 방전 상태가 되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나갈 수 있는 공간이 보이지 않을 때는 여러 번 주저앉아 방향을 찾았다. 이러다 구조를 요청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렇게 나는 2시간 가까이 숲 속에서 헤맸다. 소솔길은 지도에도 표시되어 있지 않아 위성지도를 보며 그나마 완만해 보이는 공간을 찾아 무조건 마을을 향해 내려갔다. 드디어 사람의 흔적이 보이는 산 중턱 길이 보였고 나는 그 길을 따라서 남항에 있는 마을로 내려갔다.


내려가자마자 나는 가까운 민박집에 들러서 여기서 물을 살 수 있느냐고 손님으로 보이는 분에게 물었고, 그 분은 내가 심상치 않아 보였는지 급하면 이거라도 마시라며 본인이 마실 물을 500mL 병에 가득 담아 주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민박집을 나왔다. 나는 그렇게 숲 속을 탈출했다. 나는 이번 경험을 통해서 여름이 지난 섬은 오솔길이 사라진다는 것을 온몸으로 알게 되었다.

남항 돌 해안
남항 방파제 갈매기

나는 남항에서 30분 정도 휴식을 취하고 마을 길을 따라서 다시 북항 근처에 있는 작은 해안으로 갔다. 그곳은 신장벌로 가는 길에 우연히 발견한 곳이다. 가의도에서 마땅히 텐트를 설치할 사이트를 발견하지 못하면 이곳에서라도 머물러야겠다는 생각에 눈여겨 두었던 곳이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내려와 보니 그 작은 해안에는 먼저 텐트를 친 연인이 있었다. 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조금 가파른 언덕 위에 텐트 하나 설치할 공간이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배낭을 메고 그곳으로 올라갔다.


양옆으로 절벽이라 위험해 보이긴 했지만, 텐트를 설치할 공간은 충분했다. 바다 쪽으로 작은 돌 봉우리가 있어서 바닷바람을 곧바로 맞지도 않을 것 같았고 경치도 아주 멋진 곳이었다. 주변에 사람도 없고 돌산 언덕이라 뱀을 걱정할 필요도 없으니 이만하면 사이트로는 훌륭했다. 나는 이곳에 텐트를 치기로 했다.

사이트
텐트 안에서 바라본 왼쪽 절벽
전망 좋은 사이트
텐트 안에서 바라본 오른쪽 작은 해안
사이트 밤 풍경
해가 지고 텐트 안에서 바라본 오른쪽 작은 해안

내가 텐트를 치고 밥을 먹는 사이 먼저 왔던 텐트 연인은 자리를 접고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주변을 둘러봐도 사람 하나 보이지 않으니 무서움에 가까운 외로움이 일순간에 밀려왔다.


날씨는 춥지도 덥지도 않게 좋았다. 새벽에는 바람이 꽤 불었다. 바람이 텐트를 흔드는 소리에 중간중간 잠에서 깨기도 했고, 간혹 가볍게 비도 내렸지만 그날 아침은 맑은 날씨에 바람도 잔잔했다. 일어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역시 아무도 없다. 양치를 하고 아침밥으로 라면 두 개를 끓여 먹는 사이에 마을 주민 두 명이 해안으로 떠밀려온 미역을 줍고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의자에 앉아서 한동안 바다를 바라봤다.

텐트 안에서 바라본 아침 바다 풍경
아침 풍경
텐트 앞 돌 봉우리에서 바라본 텐트 왼쪽 절벽
하루 나와 함께 바닷바람을 맞은 가을 꽃
텐트를 접고 한동안 의자에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다

12시가 돼서야 나는 텐트를 접고 어제 내렸던 북항으로 이동했다. 항구 주변에서 마을 주민들이 미역을 말리고 있었는데 관광객은 나 혼자뿐이었다. 너무 일찍 도착했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시간이 어중간하여 그냥 항구에서 쉬다가 배를 타기로 했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바다를 바라보며 기다렸다.

마을에서 북항으로 내려가는 길
북항 근처에서 미역을 말리고 있는 아주머니
북항에 있는 가의도 표지판(뒤에는 가의도에서 유일한 공중화장실)

그런데 1시 50분이 되어도 배가 시야에 들어오지 않았다. 배가 정박을 하고 사람들을 태워서 2시 5분에 출발하려면 이미 들어오는 배가 보여야 하는데 보이지 않았다. 생각해보니 뱃고동 소리도 듣지 못했다. 그 순간 머릿속에서 떠오른 생각,


“앗 남항이다.”

나는 부랴부랴 배낭을 메고 남항으로 뛰기 시작했다. 산 중턱 언덕을 넘어가야 남항에 도착하는데 이 속도로는 배를 탈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다행히 지나가는 마을 어르신에게 부탁해서 사륜 오토바이를 타고 남항으로 이동했다. 남항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방파제 쪽을 바라보니 배는 이미 항구를 벗어나 저 멀리 사라지고 있었다. 배가 나를 돌아보며 웃고 있었다. 그 시각 오후 2시 4분.


결국, 나는 타려던 2시 5분 배를 놓쳤다. 다음 마지막 배를 타기 위해서는 3시간 30분가량을 가의도에 더 머물러야 했다.


의자에 앉아서 낚시하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자니 섬에 와서 낚시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하고 가는 것이 아쉽기도 하고, 3시간 넘게 우두커니 배만 기다리기도 심심한 생각에 가져온 낚싯대에 루어를 끼워 몇 번을 던져봤다. 그런데 영 입질이 없다. 주변 사람들도 별 재미를 못 보고 있었으니 내 실력 탓 만은 아니리라.

남항에서 바라본 풍경
남항에서 바라본 풍경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중에 낯선 전화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누구누구죠 어디세요?”
“가의돈데요”

전화 상태가 좋지 않아서 끊어진다. 걸려온 전화번호로 전화를 해보니 표를 끊어주었던 아저씨였다. 나는 어제 도착했고 특별한 일 없으면 북항에서 출항한다는 이야기만 듣고 북항에서 기다리다가 남항에 도착한 2시 5분 배를 놓쳤다고 했다. 아저씨는 그럴 만하다는 듯이 연신 “아아~ 예예” 하신다. 인터넷으로 예매한 표를 본인이 취소해 줄 테니 오후 배에서 현금으로 다시 표를 구매하면 된다고 한다. 결국, 인터넷으로 구매한 왕복표는 사용해 보지도 못하고 현장표로 모두 대체되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가의도는 북항과 남항을 사용하는데 너울이 잔잔할 때는 북항으로 입출항하지만, 너울이 사나우면 남항에 정박한다고 한다. 남항은 방파제로 만들어진 내항이기 때문에 너울이 사나울 때도 배가 정박하는 데 별 문제가 없었다. 그날의 바다 상황에 따라서 배가 정박하는 항구가 변경된다고 하니 신진도로 다시 나갈 때는 배가 어디에 정박하는지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남항 방파제에서 솔섬을 바라본 풍경
신진도로 출항하는 여객선에서 바라본 가의도 남항
가의도와 멀어지는 여객선에서
떠나는 배 위에서 바라본 멀어지는 가의도 풍경
서해 앞 바다 풍경
매표소 아저씨, 신진도 입항

나는 그렇게 가의도를 떠나는 배에 몸을 실었고 1박 2일 여행도 끝이 났다. 산속에서 길을 잃어 헤맸고 나오는 배도 놓쳤지만 나에게 가의도는 꼭 한 번 더 가보고 싶은 섬이 되었다. 내륙과 멀지 않아 접근성도 좋았지만 이번에 가보지 못한 신장벌과 작은작돌에 꼭 들려서 사진으로 담고 싶다.

이 가을에 복잡했던 그 길, 봄이 되면 내 마음과 함께 어지간히 다듬어지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설정

트랙백

댓글

중심에 서는 것.

Photography/Memorials 2015. 9. 28. 23:00

만일 당신이 한 사람을 중심에서 만나고 싶다면, 당신도 상대방이 중심에 있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당신은 무방비 상태로 있어야 하며,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자신의 중심에까지 이르게 하는 것은 모험이다.


오로지 자신의 중심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주관에 가려 상대방의 고통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는 사람이다. 부디 그 사람, 그 삶에 고통이 크지 않기를, 이 가을, 바람에게 부탁한다.




    

설정

트랙백

댓글

홀라인 방문

Photography/Backpacking 2015. 9. 20. 15:00

헬리녹스 선셋체어를 구매하기 위해 상수역에 있는 홀라인에 방문했다. 생각보다 많은 물품이 진열되어 있었는데 꾸준히 손님들이 들락거리는 것을 보니 사람들이 캠핑이나 백패킹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낀다. 헬리녹스 선셋체어는 내 헬리녹스 미니체어에 비하면 무게가 제법 나가지만 다른 물품을 빼더라도 함께 해야할 것 같은 편안함이 있이 좋다.














o


Ho

H




    

설정

트랙백

댓글

노고산 백패킹

Photography/Backpacking 2015. 9. 15. 16:00

장비를 준비하고 첫 번째 백패킹으로 노고산을 다녀왔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삼하리 쪽에 있는 노고산은 높이가 487m로 비교적 높지 않은 산이다.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에도 노고산이 있으나 높이가 401m로 흥국사주차장에서 올라갈 수 있는 노고산과는 다른 산이다. 노고산에 대하여 검색할 때는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후배와 흥국사주차장에서 만나 함께 등산길에 올랐다. 흥국사 주차장은 항상 열려 있으니 언제나 차로 갈 수 있는 곳이다. 주말에는 등산하는 사람들과 백패킹을 하는 사람들이 몰리기도 한다니 조용한 백패킹을 원한다면 평일에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올라가는 중반까지는 비교적 경사가 있는 코스였다. 중간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어서 쉬어가는 타이밍이 있었는데 산 오르기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짧지만 난도가 좀 있는 편이다. 오르기 전에 내 배낭의 무게를 달아보니 15kg~16kg이다. 거기에 카메라까지 짊어졌으니 평소에 가방도 잘 메지 않는 나에게는 도전이나 다름없다. 


헐떡이며 오른 노고산 헬기장에는 다행히 사람이 없어서 조용했다. 날씨 또한 화창하고 바람도 불지 않았다. 하늘에는 구름이 적당히 있어서 시야가 트인 북한산이 더욱 운치 있어 보인다. 후배 덕분에 좋은 날씨와 함께 행복한 첫 경험을 했다. 사람도 좋고 날씨도 좋고 기분도 후련한 하루다.
























    

설정

트랙백

댓글

백패킹 장비들

Photography/Backpacking 2015. 9. 12. 18:53

뒤늦은 계절, 백패킹을 위해. 



1. [Travel Mate] 울트라 라이트 써모라이트 350 침낭 - 오렌지

2. 써미트 뉴호넷+ 45L 프로세일 

3. [백컨트리] 감성매트

4. 실타프 돗자리 바닥매트 텐트바닥시트 방수포 

5. 다이소 에어방석 - 5,000원

6. [INFINITY] INFINITY ONE 블루투스 포터블 스피커

7. 클라이밋 캠핑용 초경량 에어매트

8. EOS 5D Mark iii - 24-70mm

9. 호루스벤누 FX-7529TT 프리미엄 카본삼각대

10. [윈지커머스] 티타늄스푼세트

11. 코베아 3단 카본등산스틱 초경량 180g / 2개세트

12. 싱글버너 스토브

13. 녹스기어6(L) 캠핑LED랜턴

14. 샤오미 10400mAh 휴대용 대용량 보조배터리 

15. 초경량경질코펠세트1~2인용 / 이소가스 230g

16. 로제떼 그라운드 시트

17. 거버 - 파라프레임2 SS(S) /접이식 칼

18. 핫팩

19. Fire-maple 캠핑 접이식 테이블(Gray)

20. [Helinox]헬리녹스 체어 원 미니

21. [백컨트리] 2인용텐트

22. [코베아-1370438]마이크로 헤드랜턴/103-M1


기타.

23. [엠도씨] 세붐 스트라이크 HD 파우더 티슈

24. 슈어캐치 모바일 올라운드 MB-TS807ML



    

설정

트랙백

댓글

행운은 운명이 아니라 선택.

Photography/Memorials 2015. 8. 30. 23:03

나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힌 바로 그 절벽에서 또다시 떨어지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는 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일 때가 있다. 힘들고 어려운 선택이지만 최악의 상황에서도 나를 추스를 힘이 있다는 것만은 감사한 일이다.


걷다 보면 명백하게 아는 길이 있다. 그 길 위에서 걸음을 멈추고 잠시 나를 돌아본다. 시원한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나에게 행운이다. 살다 보면 선택하기 어려운 일이 있다. 행운이 오지 않았다고 선택을 미루고 생각 없이 그 길을 걸어가면 불행이 함께 동행한다. 적어도 큰 상처를 피하려면 걸음을 멈추고, 앉아 있는 것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앉아서 느끼는 바람처럼, 

행운은 운명이 아니라 선택이다.




    

설정

트랙백

댓글

세부 여행, 그리고 내 아이폰

Photography/Space 2015. 8. 4. 08:30

좋은 친구들과 오랜만에 휴가다운 여행을 다녀왔다. 우리는 한국에서 7월 29일 저녁에 출발하여 8월 4일 아침에 한국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세부 여행을 떠났다. 세부의 날씨는 우기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시원했고, 습하지 않았다. 여행을 주동한 동생 덕분에 세부에서 호핑투어와 스킨스쿠버 사업을 하는 동갑내기 지인을 알게 되었고 우리는 그 친구에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감사한 일이다. 다음에 세부에 가게 되면 꼭 샵에 방문하여 지금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출발은 4명이서 했지만, 마지막 날 한 명이 일정상 귀국해야 하는 관계로 8월 2일, 세부 공항에서 먼저 그 친구를 보냈다. 그러고 우리는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복귀했다. 불행하게도 내가 핸드폰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아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내 뒷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택시에 떨어뜨렸다는 것을 숙소에 돌아온 후, 짐을 정리하면서 알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숙소 직원에게 휴대폰을 잃어버린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직원을 통해 택시회사에 연락을 취했고 해당 회사로부터 다음날 오전에 확인 후 연락을 주겠다는 연락을 받아냈다. 한국도 아닌 해외여행 중에 택시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린 상황이라서 나는 찾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다음 날, 내 핸드폰으로 보이는 아이폰이 분실물 센터에 입고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우리는 체크아웃을 하고 탈리사이 시(Talisay city, 막탄에서 세부 시티를 지나 서남쪽으로 택시로 25분 정도 더 가야 하는 곳)에 있는 Starmall 근처에 위치한 택시회사에 방문했다. 


담당 직원은 내 핸드폰이 어떤 브랜드이며 색이 무엇인지를 물었고 내가 아이폰6이고 색은 블랙이라는 말을 하자 내 핸드폰을 내주었다. 그리고 직원은 마지막으로 나에게 비밀번호를 풀어보라는 확인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나는 세부에서 잃어버린 내 핸드폰을 찾을 수 있었다. 


세부 공항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주요 쇼핑몰에서는 택시를 잡아줄 때 택시 번호가 적힌 쪽지를 손님에게 건네준다. 이 쪽지를 잘 챙겨 두는 것이 좋다. 나중에 택시에 물건을 두고 내렸을 때 해당 택시회사를 통해서 분실물을 확인하고 찾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세부에서 잃어버린 핸드폰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택시회사의 분실물 처리가 생각보다 투명한 이유도 있겠지만, 아이폰의 위치추적에 대한 부담감이 택시기사에게  동기를 제공한 것은 아닐까도 싶다. 하지만 아직 세상은 아름답다고 생각하기에 택시기사의 도덕성에 나는 한 표를 주고 싶다. 


이번 여행에서의 가장 큰 보람은 해외에서 휴대전화를 분실하고 찾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생각하지 못한 상황으로 일정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불평 없이 내일 같이 걱정해준 동생들에게 고맙다. 나는 너희 덕분에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설정

트랙백

댓글

그 하루, 그리고 내일.

Photography/Memorials 2015. 7. 17. 14:00

8개월 동안 생활하던 사무실을 나와 새로운 공간에 둥지를 틀었다. 기존에 함께 생활하던 분들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다. 그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지내지는 못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나오는 길에 회사 분들, 그리고 1층 카페 아주머니의 따뜻한 배웅은 그동안 잊었던 사람 사는 냄새를 느끼게 했다. 고맙습니다.


항상 새로움은 허전함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달린다. 

모두 고생하셨고, 모두 잘 될 겁니다.



    

설정

트랙백

댓글

운명이란 단어의 쓰임

Photography/Memorials 2015. 7. 13. 03:45

세상 모르게 잠든 사람의 손에 장갑을 끼워주는 일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스스로 손가락을 움직여 자리를 찾으려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참견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더욱이 잠을 깨우기라도 하면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화를 내는 상대를 보게 되고, 우리는 사람에게 적지 않은 실망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왜 자는 사람에게 장갑을 끼워주려 할까. 그것이 정말 그 사람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원하는 것을 억지로 끼워 맞추며 상대방이 나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기를 바라는 것일까. 


상대방은 잠에서 깨어나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끼워진 장갑을 보고 심기가 불편할 수 있다. 어쩌면 장갑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장갑을 상대방 옆에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노력은 충분할지 모르며, 앞으로 일어나는 일들은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은 선택일 수 있다. 운명이란 단어는 이런 쓰임을 통해서 우리의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인도한다.




    

설정

트랙백

댓글

팔당초계국수

Photography/Foods&Cafe 2015. 7. 5. 19:30

팔당초계국수집은 주말이면 번호표를 받아야 할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다.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면 편도 40km가 안 되는 거리지만 평소에 자전거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왕복으로 70km가 넘는 거리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메뉴는 대표적으로 초계국수를 포함하여 비빔국수, 도토리전병, 황태얼큰해물칼국수, 대첩된장해물칼국수, 들깨닭칼국수등이 있다. 무엇보다 곱빼기 같은 푸짐한 양이 마음에 든다. 한여름 더위를 잠시 식힐 수 있는 음식점 중에 하나다.




    

설정

트랙백

댓글

여론의 전제(專制)

Photography/Snapshot 2015. 7. 4. 14:29

남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내 가치를 설명할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세상일에 대해 아는 게 하나라도 많아지면 머릿속이 복잡하여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런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은, 그냥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일뿐이다. 

결국, 다른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내 안의 내 이야기다.







    

설정

트랙백

댓글

특수머리 야외 촬영

Photography/Portrait&Brand 2015. 6. 18. 17:30

두 번째 특수 머리 야외촬영을 다녀왔다. 이번 장소는 선유도공원이다. 양화대교에서 진입할 수 있는 선유도공원 주차장은 장애인에게만 개방하는 관계로 한강공원에 차를 두고 걸어서 선유도공원에 방문했다. 선유도 공원은 누구나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방문했을 것 같다. 나도 그런 시절이 있었고, 그 지난 시간만큼이나 낯설다. 더운 날씨에 보경, 가혜, 선아 고생 많았다. 










    

설정

트랙백

댓글

힘들 때...

Photography/Memorials 2015. 6. 17. 23:25

힘을 내라는 말이 거추장스럽게 들리는 날,

내 슬픔의 실체가 그대로 상대방에게 전달되었다고 느낄 때 

나는 가장 큰 위로를 받는다. 


주변에 힘든 사람이 있다면 “힘을 내~" 라며 어설픈 보탬으로 

멱살을 잡아끌기보다는 말없이 그냥 옆에 널브러지며 

함께 헐떡이면 그만이다.



    

설정

트랙백

댓글

감정의 재해석

Photography/Memorials 2015. 6. 17. 23:22

우리는 살아온 환경에 따라 타인을 대하는 방식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친한 사람(그 사람의 성격이나 행동패턴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칠 수 있는 말도 누구에게는 상처로 남을 수 있다. 이러한 차이는 이야기에서 감정을 담는 기준이 서로 다른 것에서 기인한다. 


감정의 기준 차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오로지 대화뿐이다. 대화를 통해서 서로의 차이를 인지하고 그것에 맞게 감정의 재해석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므로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서 차이를 인정하고 서로를 배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심리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다. 서로를 이기적으로 볼 수 있어도 자신을 보호하는 것에는 때론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딜레마에 빠진다. 나를 보호할 것인가 아니면 상대방의 차이를 인정하고 감정의 재해석을 할 것인가. 이 선택은 그동안 살아왔던 자신의 가치관과 인생관, 그리고 성격에 따라서 방향이 엇갈리게 된다.


때론 좋지 않은 방향으로 서로를 몰고 갈 수도 있다. 그때는 서로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화가 단절될 가능성이 크다. 관계를 지속하고 싶다면 어느 한쪽이라도 자신을 보호하는 것을 미루고 오로지 상대방을 이해하는 방향으로 재해석을 시작해야 한다. 이미 늦은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 노력만은 언제나 유효하다.


이러한 과정을 여러 번 경험하게 되면, 그들은 더는 재해석할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 서로를 바라 볼 수 있는 경지에 도달한다. 이 과정은 크든 작든 누구나 경험할 일이다.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