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su's blo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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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graphy/Space에 해당되는 글 16건
- 2018.10.02 한강시민공원 1
- 2018.09.21 양평/웰시코기/마루
- 2018.09.21 속초/죽도/인구
- 2018.09.21 방콕
- 2015.08.04 세부 여행, 그리고 내 아이폰
- 2015.05.25 낙산사 그리고 죽도해수욕장
- 2015.04.11 꽃이야, 봄이야
- 2015.03.29 속초, 그리고 좋은 사람.
- 2015.03.22 옥상달
- 2015.03.15 해남 땅끝마을 - 바다의 배려
- 2015.03.15 작년에 헤어진 봄.
- 2015.03.07 미생의 다리
- 2015.03.07 영흥면 목섬 갈매기
- 2015.03.01 강화도 마니산[摩尼山]
- 2015.02.22 비 내리는 개미마을...
- 2015.02.15 어쩌면사무소...
글
세부 여행, 그리고 내 아이폰
좋은 친구들과 오랜만에 휴가다운 여행을 다녀왔다. 우리는 한국에서 7월 29일 저녁에 출발하여 8월 4일 아침에 한국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세부 여행을 떠났다. 세부의 날씨는 우기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시원했고, 습하지 않았다. 여행을 주동한 동생 덕분에 세부에서 호핑투어와 스킨스쿠버 사업을 하는 동갑내기 지인을 알게 되었고 우리는 그 친구에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감사한 일이다. 다음에 세부에 가게 되면 꼭 샵에 방문하여 지금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출발은 4명이서 했지만, 마지막 날 한 명이 일정상 귀국해야 하는 관계로 8월 2일, 세부 공항에서 먼저 그 친구를 보냈다. 그러고 우리는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복귀했다. 불행하게도 내가 핸드폰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아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내 뒷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택시에 떨어뜨렸다는 것을 숙소에 돌아온 후, 짐을 정리하면서 알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숙소 직원에게 휴대폰을 잃어버린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직원을 통해 택시회사에 연락을 취했고 해당 회사로부터 다음날 오전에 확인 후 연락을 주겠다는 연락을 받아냈다. 한국도 아닌 해외여행 중에 택시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린 상황이라서 나는 찾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다음 날, 내 핸드폰으로 보이는 아이폰이 분실물 센터에 입고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우리는 체크아웃을 하고 탈리사이 시(Talisay city, 막탄에서 세부 시티를 지나 서남쪽으로 택시로 25분 정도 더 가야 하는 곳)에 있는 Starmall 근처에 위치한 택시회사에 방문했다.
담당 직원은 내 핸드폰이 어떤 브랜드이며 색이 무엇인지를 물었고 내가 아이폰6이고 색은 블랙이라는 말을 하자 내 핸드폰을 내주었다. 그리고 직원은 마지막으로 나에게 비밀번호를 풀어보라는 확인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나는 세부에서 잃어버린 내 핸드폰을 찾을 수 있었다.
세부 공항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주요 쇼핑몰에서는 택시를 잡아줄 때 택시 번호가 적힌 쪽지를 손님에게 건네준다. 이 쪽지를 잘 챙겨 두는 것이 좋다. 나중에 택시에 물건을 두고 내렸을 때 해당 택시회사를 통해서 분실물을 확인하고 찾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세부에서 잃어버린 핸드폰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택시회사의 분실물 처리가 생각보다 투명한 이유도 있겠지만, 아이폰의 위치추적에 대한 부담감이 택시기사에게 동기를 제공한 것은 아닐까도 싶다. 하지만 아직 세상은 아름답다고 생각하기에 택시기사의 도덕성에 나는 한 표를 주고 싶다.
이번 여행에서의 가장 큰 보람은 해외에서 휴대전화를 분실하고 찾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생각하지 못한 상황으로 일정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불평 없이 내일 같이 걱정해준 동생들에게 고맙다. 나는 너희 덕분에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글
낙산사 그리고 죽도해수욕장
동생들과 함께 축복받은 날씨에 속초-낙산사-죽도해수욕장을 다녀왔다. 깨끗한 바다 동해는 자주 방문했지만, 이보다 깨끗한 하늘과 시원한 날씨는 처음 경험해 보는 것 같다.
낙산사에서 바라보는 바다도 멋지지만 죽도해수욕장과 인구해수욕장 사이에 있는 죽도암에서 바라본 바다는 청명한 하늘과 어우러져 보는 것만으로 바다 향이 달곰하게 느껴진다. 그 길 사이사이에 보이는 바다가 참 아름답다. 죽도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도 빼놓을 수 없다. 죽도해수욕장은 백사장 길이가 2km 정도로 수심이 낮고 경사가 완만하여 서핑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맑은 날씨에 근처에 방문했다면 꼭 죽도암을 방문해 보기를 권한다.
글
꽃이야, 봄이야
나는 지하철에 오르면 좌석이 비어 있어도 잘 앉지 않는다. 물론 나보다도 더 간절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라기보다는 앉아서 하는 일을 선택한 내 삶에 대한 보상에 가깝다. 이런 내 마음을 알길 없는 아주머니들이 자리가 났으니 앉으라며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기도 하는데 대부분은 사양하지만 제발 앉았으면 하는 간절함이 표정에서 읽힐 때는 마지못해 영혼 없이 앉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어렵게 앉은자리가 아쉬워 내릴 곳을 지나칠 만한 용기도 미련도 없다. 이제는 그런 상황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사랑의 진실성을 점검하는 방법에는 '그 사람과 얼마나 오래도록 걷고 싶은가'로 판별할 수 있다고 한다. 포옹하고 싶은 사람, 함께 밤을 보내고 싶은 사람, 키스하고 싶은 사람은 바뀔 수 있지만, 언제까지나 세상 끝까지 함께 걷고 싶은 사람은 결국 하나일 수 있다는 가정에서 나온 말이다.
여기에 좀 더 내용을 보태자면, 함께 걸으며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불편하지 않은 사람이어야 한다. 관계의 연결을 강하게 하는 것은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침묵에도 불편하지 않은 사이가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간혹 감정이 없고 나에게 무례하다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상대방은 당신이 내 옆에 있어서 너무 편하다는 표현일 수 있으니 오해하지 말자.
나는 오늘 새벽 여의도 길을 9km 걸었다.
침묵에도 불편함이 없으니 새벽에는 이렇게 혼자 걸어도 좋다.
글
속초, 그리고 좋은 사람.
오늘의 여행은 속초다. 누군가 나에게 동서남북을 두고 하나만 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그래도 “동”을 택하겠다. 동쪽의 길 위에는 환희의 설렘이 있다. 동쪽 땅 끝나는 지점에서 느끼게 되는 그 환희를, 나는 언제나 동경한다.
오늘은 아는 동생이 속초에서 나와 동행해 주었다. 동생과 이야기하다가 좋은 사람의 기준에 대해서 생각해봤다. 나는 그 기준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기억이 없다. 문득, 내 안에서 정의한 “좋은 사람”은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을지 궁금하다. 좋은 사람의 모습은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모습이어서 그 의미 자체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의 기준을 상대방이 이해하는지 수시로 점검해야 하는 일도 벌어지고, 대화를 매끄럽게 진행하기 위해서 “좋은 사람”의 정의를 미리 합의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생긴다.
착하거나 선한 사람을 우리는 흔히 “좋은 사람”이라 이야기한다.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타인의 목적에 의해 스스로 손해를 자초하는 부류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철학을 세우고 흔들리지 않는 측면에서는 정신적·사회적으로 강인한 사람이다. 물론 소개팅에서와같이 이성으로서 특별한 매력을 느끼지 못할 때도 우리는 단지 좋은 사람으로 타자화한다. 내 것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지만, 옆에 두어도 딱히 나에게 해가 되지 않음의 기준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럼 좋은 사람 입장이라면 어떨까. 우리는 누군가를 도와 스스로 쓸모 있음을 인정받았을 때의 기쁨을 안다. 그래서 좋은 사람보다 구체적인 바보, “착한 사람”이 되기를 스스로 강요하는 경우도 있다. 남의 시선에 나를 담아 타인에게 맞추면 나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수시로 변하는 상대방의 기준에 맞추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더욱이 그 느낌과 쾌감을 쫓다 보면 어느새, 내가 바라는 나는 사라지고 타인이 바라는 나만 남게 되어 대상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까 봐 불안해할 수도 있다.
결국, 내 안에 좋은 사람의 모습은 “나에게 나는 좋은 사람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내가 나에게 좋은 사람이 될 수 없다면 진정으로 내가 생각하는 좋은 사람을 찾기는 어렵지 않을까. 내 안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보편적으로 좋은 사람은 찾을 수는 있어도 내가 바라는 좋은 사람은 찾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 내 안의 좋은 사람을 객관화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시작부터 주관적인 바로 나였으니까.
동생에게 이야기해주고 싶다. 좋은 사람은 남이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오로지 내 안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라고, 나에게 좋은 사람인 나를 찾게 되면 대상이 없어도 혼자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덤으로 터득할지도 모른다고, 물론 그게 목표는 아니었으니까 동생은 그 상황까지는 가지 않는 걸로….
글
옥상달
옥상에 달이 떴다.
남들도 외롭다는 사실조차 위로가 되지 않을 때는 달을 봐.
나는 오늘, 바람에 흔들리는 달을 보았다.
글
해남 땅끝마을 - 바다의 배려
'왜 여기까지 왔니?'
해남에 왔으니 땅끝은 밟고 가겠노라고 쓰잘 데 없는 의무감이 나를 이곳에 오게 했다. 해남 땅끝은 나에게 추억이 없는 자리다. 그만큼 새삼스러울 것도 없고 내가 숨 쉬는 서울 하늘과 멀리 떨어진, 그야말로 작은 마을에 지나지 않는다. 땅끝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시작을 알리는 바다의 관점일까 아니면, 뻗어 나가지 못하는 땅의 미련이 만들어 놓은 공허함일까.
나는 얼마 전에 애정을 가지며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던 모임에서 나오게 되었다. 한없이 좋은 사람들과 더없이 즐거운 만남을 가질 수 있는 모임이었다. 내게 큰 의미를 두었던 모임이기도 했기에 한 달이 넘도록 고민하고 고민하며 나에게 되물었다.
'너 그냥 참고 지내면 안돼? 너에게 피해 주는 것은 없잖아,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좋은 사람들과 재밌게 지내면 그만이지!'
'세상의 모든 가치는 만들어져 있는 게 아니야. 내가 만들어 가는 거지. 이미 다른 사람을 통해 만들어진, 더욱이 그것이 옳지 못하다고 생각하면서 그 속에 나를 두고 싶지 않아'
큰 사회든 작은 사회든 사람들의 성향에 따라서 선호하는 이데올로기가 양분화되는 것 같다. 본인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으면 신경 쓸 일이 아니라며 선을 긋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모두의 문제는 곧 자신의 문제라며 바람직하지 않은 것을 지양하고 움켜쥔 것을 내려놓는 사람도 있다. 어느 쪽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다. 두 집단 모두 스스로 생각하는 나름의 가치가 있고, 그것을 지키려는 의지가 분명하다는 것, 그것은 모두 같으니까.
그러나 나 같은 사람이 아무리 떠들어도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세상은 그렇다쳐도 내 이런 지리멸렬한 성격은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아닐수도 있지만 이 또한 배움이라면 나이를 먹는 것은 그렇게 고통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이것이 비관을 바탕으로 한 긍정일지라도 현재는 옳다고 생각하니, 나에게는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이리라.
'땅끝마을에 묻어둔 공허함, 그래도 아쉽다며 나를 따라 서울까지 왔네!'
'그래 땅끝의 의미는 시작을 알리는 바다의 배려다.'
글
작년에 헤어진 봄.
작년에 헤어진 봄을 다시 찾았다. 억지로라도 좀 더 일찍 만나고 싶은 마음으로부터 시작됐다. 설 잠을 이기고 새벽 1시에 일어나 주섬주섬 준비물을 챙겨 길을 떠났다. 새벽 기운이 시원하다. 나는 가끔 하루의 시작이 새벽이라는 것이 다행일 때가 있다. 새벽 공기를 맡으며 하루를 시작하면, 남몰래 반칙이라도 하는 것처럼 가슴이 뛴다. 내게 오늘은 그런 날이다. 내려가는 길, 그믐달이 동행했다. 산 뒤에 숨기도 하고 내 뒤에서 따라오다가도 하고, 어느새 앞서 가기도 했다.
‘해오름 보러 가는데 눈치 없이 너는 왜 따라오니?’
그래도 달이 좋다. 어렸을 때, 해와 달이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떠 있는 것을 보고 신기한 듯 친구들에게 호들갑을 떨었던 기억이다. 둘은 사이가 좋지 않아 서로 번갈아가며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데 어느날 보니 화해했다더라… 이게 어릴 적 내 기억에 잠든 사연이다. 해는 동쪽에서 뜨고 서쪽으로 넘어가니까 반대로 달은 서쪽에서 뜨고 동쪽으로 질 거라 생각한 것이 착각임을 알았을 무렵, 그들이 서로 화해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때의 상실감은 꽤 컸던 기억이다.
'그들은 원래 친하지 않았데...'
내 옆에 누군가 있었다면, 나는 어김없이 ‘저기 봐, 달이 이쁘다’며 나도 모르게 웃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는 일출을 보려면 적어도 아침 6시 10분까지 도솔암 산책로 입구에 도착해야 했다. 휴게소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내달린 덕분에 예상한 시각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친하지도 않은 해와 달이 화해했던 것처럼, 오늘은 그 마음 그대로 해와 달을 만났다. 봄을 생각하느라 여기까지 온 내가 본 것이 아니라, 봄을 만나러 왔다가 우연히 그들과 도솔암에서 만난 것이다.
‘봄은 시작이 아닐지도 몰라. 겨우내 소복이 쌓이는 비료가 없으면 돋아나지 못할 계절인지도 모르지’
그래서 나는 새벽을 지나야 만날 수 있는 아침처럼,
지금 다가오는 봄이 좋아,
가슴이 뛰고 설렌다.
*도솔암 : 통일신라말 당대의 고승 화엄 조사 의상대사께서 창건한 천 년의 기도 도량. 전남 해남군 달마산 도솔봉 아래에 위치한 사찰로 미황사의 열두 암자 중 하나이다. 도솔암에서 50m쯤 아래 1년 내내 마르지 않는 샘인 용담이 있다.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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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의 다리
방산대교 앞, 시흥 갯골 남북로 기지개를 켜고 있는 다리가 있다. 시흥시의 캐치프레이즈인 ‘미래를 키우는 생명의 도시’의 첫 글자를 빌려 “미생의 다리”로 알려졌는데, 다리의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 이름을 대체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곳은 목섬에서 갈매기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들리게 되었다. 출사지를 인터넷으로 검색할 때 스쳐 지나갔던 다리가 보여 무작정 차를 세웠다. 서해안로를 따라 신천동 방향으로 가다 보면 방산대교를 만나게 되는데, 방산대교를 진입하기 전에 오른쪽 샛길로 내려가면 미생의 다리까지 걸어서 진입하는 길을 만날 수 있다.
나는 사진을 찍을 때, 몰려다니거나 포인트라고 하는 장소에서 사진 찍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같은 장소, 같은 화각이라도 담는 사람에 따라 다른 느낌을 전달 할 수 있다지만, 멋진 장소에서 멋들어진 사진을 담지 못한다고 해도 나만의 시각에서 내 이야기를 담는 게 좋다. 유독 우리나라 사람은 유행이나 이슈에 민감한 것 같다. 사진 촬영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오늘은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다.
글
영흥면 목섬 갈매기
흔히 바다를 떠올리면 흰 모래사장과 푸른 하늘과 맞닿은 바다, 동해를 생각한다. 동해는 깨끗함과 바다 향이 있는 반면, 서해는 갯벌 냄새와 가공하지 않은 날것의 느낌이 있다. 환경은 다르지만, 서해에도 어김없이 갈매기가 있다. 바다 풍경과 더불어 한가로운 정서를 느끼게 한다. 그래서 옛시조에 갈매기가 많이 등장하는지도 모르겠다.
갈매기는 전 세계에 약 86종이 알려졌는데 우리나라에는 13종이 있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텃새 갈매기는 황새목(도요목) 갈매깃과에 속하는 괭이갈매기다.
괭이갈매기는 몸길이 약 46cm, 날개 길이 34~39cm의 중형 갈매기로, 머리와 가슴·배는 흰색이고 날개와 등은 잿빛이다. 고양이 울음소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괭이갈매기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무리생활을 하는 것과 강한 귀소성이 영역을 중시하는 길고양이의 삶과 비슷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턱시도 고양이가 괭이갈매기의 깃털을 핥고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사진을 찍다 보니 유난히 카메라를 의식하는 갈매기가 있다. 사진 몇 컷 찍게 해주면 새우깡을 주겠지 하는 표정으로 요리조리 자세를 취한다. 우리나라에서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한 해에 판매되는 새우깡은 몇 봉지나 될까, 또 팝콘과 새우깡 중에 어느 것이 더 맛있다고 할까, 허니버터칩에 대한 평가는 어떨지도 문득 궁금하다.
글
강화도 마니산[摩尼山]
헤이리에서 일정이 어긋나서 평소에 생각해두던 강화도 마니산(높이 472.1m)에 다녀왔다. 마니산은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마련했다는 참성단(塹城壇:사적 136)이 있다. 지금도 이곳에서 개천절에는 제례를 올리고, 전국체육대회의 성화가 채화된다고 한다.
나는 상방리 매표소에서 계단로(4.8㎞/소요시간 2시간)를 따라 참성단에 올랐다. 계단로는 높은 경사면에 계단식으로 길이 나 있어 많은 관광객이 자주 이용하는 코스다. 산세가 험하지 않아 가족 단위의 관광객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평소에 걷거나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다음날 조금 고생할 수도 있겠다.
날씨가 따라주지 못하여 서해의 먼 지평선까지 볼 수는 없었지만, 한나절 천천히 올라가 볼 만한 곳이다.
식당에서 만난 녀석이 보나 자마 나에게 눈웃음을 친다. 꼬리를 보니 길고양이 같은데 식당에서 돌보는지 목줄에 화장실까지 있다. 사랑을 받는 녀석이 좋아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답답할 거 같기도 하다. 어쨌든 슬퍼 보이지는 않아 다행이다.
글
비 내리는 개미마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인왕산 아래에 자리 잡고 있는 서민층 거주마을이다. 이곳이 처음 생성된 시기는 1950년 6·25 전쟁 당시 빈자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게 되면서 생성되었다고 한다. 인디언 시절의 모습과 비슷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 인디언타운이었으나 개미처럼 부지런하게 사는 마을이라는 뜻으로 개미마을이라고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가구 간에 화장실이 없는 탓에 공동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는 풍습이 있다고 한다. 개미마을은 영화 ‘7번 방의 선물’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홍제역 1번 출구에서 7번 마을버스를 타면 마을의 끝자락 종점까지 갈 수 있는데 영화 7번 방의 선물에서 7은 이 마을버스에서 착안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글
어쩌면사무소...
오늘은 작정하고 나왔건만... 당분간 일요일에는 면장 고양이가 출근하지 않는단다. 그래 다음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