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여행, 그리고 내 아이폰

Photography/Space 2015. 8. 4. 08:30

좋은 친구들과 오랜만에 휴가다운 여행을 다녀왔다. 우리는 한국에서 7월 29일 저녁에 출발하여 8월 4일 아침에 한국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세부 여행을 떠났다. 세부의 날씨는 우기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시원했고, 습하지 않았다. 여행을 주동한 동생 덕분에 세부에서 호핑투어와 스킨스쿠버 사업을 하는 동갑내기 지인을 알게 되었고 우리는 그 친구에게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감사한 일이다. 다음에 세부에 가게 되면 꼭 샵에 방문하여 지금의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출발은 4명이서 했지만, 마지막 날 한 명이 일정상 귀국해야 하는 관계로 8월 2일, 세부 공항에서 먼저 그 친구를 보냈다. 그러고 우리는 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숙소로 복귀했다. 불행하게도 내가 핸드폰을 잃어버렸다는 것을 아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내 뒷주머니에 있던 핸드폰을 택시에 떨어뜨렸다는 것을 숙소에 돌아온 후, 짐을 정리하면서 알게 되었던 것이다. 


나는 숙소 직원에게 휴대폰을 잃어버린 사정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직원을 통해 택시회사에 연락을 취했고 해당 회사로부터 다음날 오전에 확인 후 연락을 주겠다는 연락을 받아냈다. 한국도 아닌 해외여행 중에 택시에서 핸드폰을 잃어버린 상황이라서 나는 찾을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다음 날, 내 핸드폰으로 보이는 아이폰이 분실물 센터에 입고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우리는 체크아웃을 하고 탈리사이 시(Talisay city, 막탄에서 세부 시티를 지나 서남쪽으로 택시로 25분 정도 더 가야 하는 곳)에 있는 Starmall 근처에 위치한 택시회사에 방문했다. 


담당 직원은 내 핸드폰이 어떤 브랜드이며 색이 무엇인지를 물었고 내가 아이폰6이고 색은 블랙이라는 말을 하자 내 핸드폰을 내주었다. 그리고 직원은 마지막으로 나에게 비밀번호를 풀어보라는 확인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나는 세부에서 잃어버린 내 핸드폰을 찾을 수 있었다. 


세부 공항이나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주요 쇼핑몰에서는 택시를 잡아줄 때 택시 번호가 적힌 쪽지를 손님에게 건네준다. 이 쪽지를 잘 챙겨 두는 것이 좋다. 나중에 택시에 물건을 두고 내렸을 때 해당 택시회사를 통해서 분실물을 확인하고 찾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세부에서 잃어버린 핸드폰을 찾을 수 있었던 이유 중에 하나는 택시회사의 분실물 처리가 생각보다 투명한 이유도 있겠지만, 아이폰의 위치추적에 대한 부담감이 택시기사에게  동기를 제공한 것은 아닐까도 싶다. 하지만 아직 세상은 아름답다고 생각하기에 택시기사의 도덕성에 나는 한 표를 주고 싶다. 


이번 여행에서의 가장 큰 보람은 해외에서 휴대전화를 분실하고 찾은 경험이 될 것 같다. 생각하지 못한 상황으로 일정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불평 없이 내일 같이 걱정해준 동생들에게 고맙다. 나는 너희 덕분에 즐거운 여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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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하루, 그리고 내일.

Photography/Memorials 2015. 7. 17. 14:00

8개월 동안 생활하던 사무실을 나와 새로운 공간에 둥지를 틀었다. 기존에 함께 생활하던 분들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 같아서 마음이 편치 않다. 그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지내지는 못했지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생활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 나오는 길에 회사 분들, 그리고 1층 카페 아주머니의 따뜻한 배웅은 그동안 잊었던 사람 사는 냄새를 느끼게 했다. 고맙습니다.


항상 새로움은 허전함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내달린다. 

모두 고생하셨고, 모두 잘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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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란 단어의 쓰임

Photography/Memorials 2015. 7. 13. 03:45

세상 모르게 잠든 사람의 손에 장갑을 끼워주는 일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스스로 손가락을 움직여 자리를 찾으려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참견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더욱이 잠을 깨우기라도 하면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화를 내는 상대를 보게 되고, 우리는 사람에게 적지 않은 실망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왜 자는 사람에게 장갑을 끼워주려 할까. 그것이 정말 그 사람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원하는 것을 억지로 끼워 맞추며 상대방이 나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기를 바라는 것일까. 


상대방은 잠에서 깨어나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끼워진 장갑을 보고 심기가 불편할 수 있다. 어쩌면 장갑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장갑을 상대방 옆에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노력은 충분할지 모르며, 앞으로 일어나는 일들은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은 선택일 수 있다. 운명이란 단어는 이런 쓰임을 통해서 우리의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인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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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당초계국수

Photography/Foods&Cafe 2015. 7. 5. 19:30

팔당초계국수집은 주말이면 번호표를 받아야 할 정도로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다. 서울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면 편도 40km가 안 되는 거리지만 평소에 자전거를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왕복으로 70km가 넘는 거리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메뉴는 대표적으로 초계국수를 포함하여 비빔국수, 도토리전병, 황태얼큰해물칼국수, 대첩된장해물칼국수, 들깨닭칼국수등이 있다. 무엇보다 곱빼기 같은 푸짐한 양이 마음에 든다. 한여름 더위를 잠시 식힐 수 있는 음식점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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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의 전제(專制)

Photography/Snapshot 2015. 7. 4. 14:29

남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내 가치를 설명할 수 없다고 하여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세상일에 대해 아는 게 하나라도 많아지면 머릿속이 복잡하여 그럴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런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은, 그냥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일뿐이다. 

결국, 다른 사람의 잘못이 아니라 내 안의 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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