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의 다리

Photography/Space 2015. 3. 7. 18:00

방산대교 앞, 시흥 갯골 남북로 기지개를 켜고 있는 다리가 있다. 시흥시의 캐치프레이즈인 ‘미래를 키우는 생명의 도시’의 첫 글자를 빌려 “미생의 다리”로 알려졌는데, 다리의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미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 이름을 대체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이곳은 목섬에서 갈매기를 만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우연히 들리게 되었다. 출사지를 인터넷으로 검색할 때 스쳐 지나갔던 다리가 보여 무작정 차를 세웠다. 서해안로를 따라 신천동 방향으로 가다 보면 방산대교를 만나게 되는데, 방산대교를 진입하기 전에 오른쪽 샛길로 내려가면 미생의 다리까지 걸어서 진입하는 길을 만날 수 있다.


나는 사진을 찍을 때, 몰려다니거나 포인트라고 하는 장소에서 사진 찍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물론 같은 장소, 같은 화각이라도 담는 사람에 따라 다른 느낌을 전달 할 수 있다지만, 멋진 장소에서 멋들어진 사진을 담지 못한다고 해도 나만의 시각에서 내 이야기를 담는 게 좋다. 유독 우리나라 사람은 유행이나 이슈에 민감한 것 같다. 사진 촬영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오늘은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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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면 목섬 갈매기

Photography/Space 2015. 3. 7. 16:00

흔히 바다를 떠올리면 흰 모래사장과 푸른 하늘과 맞닿은 바다, 동해를 생각한다. 동해는 깨끗함과 바다 향이 있는 반면, 서해는 갯벌 냄새와 가공하지 않은 날것의 느낌이 있다. 환경은 다르지만, 서해에도 어김없이 갈매기가 있다. 바다 풍경과 더불어 한가로운 정서를 느끼게 한다. 그래서 옛시조에 갈매기가 많이 등장하는지도 모르겠다.


갈매기는 전 세계에 약 86종이 알려졌는데 우리나라에는 13종이 있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텃새 갈매기는 황새목(도요목) 갈매깃과에 속하는 괭이갈매기다.


괭이갈매기는 몸길이 약 46cm, 날개 길이 34~39cm의 중형 갈매기로, 머리와 가슴·배는 흰색이고 날개와 등은 잿빛이다. 고양이 울음소리와 비슷하다고 하여 괭이갈매기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하는데, 내 생각에는 무리생활을 하는 것과 강한 귀소성이 영역을 중시하는 길고양이의 삶과 비슷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턱시도 고양이가 괭이갈매기의 깃털을 핥고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 같다.














사진을 찍다 보니 유난히 카메라를 의식하는 갈매기가 있다. 사진 몇 컷 찍게 해주면 새우깡을 주겠지 하는 표정으로 요리조리 자세를 취한다. 우리나라에서 갈매기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한 해에 판매되는 새우깡은 몇 봉지나 될까, 또 팝콘과 새우깡 중에 어느 것이 더 맛있다고 할까, 허니버터칩에 대한 평가는 어떨지도 문득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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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마니산[摩尼山]

Photography/Space 2015. 3. 1. 14:40

헤이리에서 일정이 어긋나서 평소에 생각해두던 강화도 마니산(높이 472.1m)에 다녀왔다. 마니산은 단군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 위해 마련했다는 참성단(塹城壇:사적 136)이 있다. 지금도 이곳에서 개천절에는 제례를 올리고, 전국체육대회의 성화가 채화된다고 한다. 


나는 상방리 매표소에서 계단로(4.8㎞/소요시간 2시간)를 따라 참성단에 올랐다. 계단로는 높은 경사면에 계단식으로 길이 나 있어 많은 관광객이 자주 이용하는 코스다. 산세가 험하지 않아 가족 단위의 관광객을 많이 볼 수 있었는데 평소에 걷거나 운동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다음날 조금 고생할 수도 있겠다.


날씨가 따라주지 못하여 서해의 먼 지평선까지 볼 수는 없었지만, 한나절 천천히 올라가 볼 만한 곳이다.
























식당에서 만난 녀석이 보나 자마 나에게 눈웃음을 친다. 꼬리를 보니 길고양이 같은데 식당에서 돌보는지 목줄에 화장실까지 있다. 사랑을 받는 녀석이 좋아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답답할 거 같기도 하다. 어쨌든 슬퍼 보이지는 않아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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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흔적...

Photography/Snapshot 2015. 3. 1. 10:30

특별한 일 없이 지나가는 주말의 아쉬움이 점점 커지는 것 같다. 일요일을 어떻게 보낼까 궁리하다가 헤이리에 있는 「고막원」 카페에 방문하기로 했다. 가서 책도 보고 사진도 찍을 요량으로 손님에게 방해되지 않는 오픈 시간에 맞춰서 방문했지만, 카페 사장님께서 사진 찍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 사연이 궁금하여 물어보아도 그냥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니 아쉽지만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돌려야 했다. 남자 혼자 오픈 시간에 사진을 찍는다고 하니 사장님 눈에는 불편한 업자로 비친 모양이다. 헤이리를 한 바퀴 돌며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주말인데도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다. 어찌 된 일인지 요즘 헤이리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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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의 작은 기록...

Project/Mobile 2015. 2. 27. 22:03


https://itunes.apple.com/us/app/pics2mov/id788398033?mt=8


2012년 말 회사를 나와서 만 2년 동안 개인 프로젝트에 온 힘을 다했다. 가시적인 결과는 그리 풍성하지는 못하지만 움켜쥐고 있던 것을 잃어가며 배울 수 있었던 점은 감사하게 생각한다. 경험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나 또한 그랬다.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많은 것을 잃으면서도 초연하려 노력했다. 내 노력의 동력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선택할 수 없는 환경에서 주어지는 어쩔 수 없는 결과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야 지금의 나의 만족도 성립할 테니 말이다.


사실 누구나 그렇겠지만, 개인 개발자는 단 하나의 프로젝트로 성과 내기를 기대한다. 돌이켜보면 나 또한 그랬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게도 마냥 이상만을 꿈꾸며 나아갈 수가 없다. 세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매번 나에게 질문한 것은 ‘나는 발전하고 있는가’였다. 수많은 선택을 통해서 발전을 하고 있는가는 크고 작음을 떠나서 나에게 가장 중요한 질문이었다. 그것은 항상 고민이었고 또한 큰 의문이었다. 


사실,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 밖에서 프레임 안을 내려다보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이러한 질문이 무의미할 수도 있다. 그것을 인정할 용기가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 과거의 프레임을 돌아보는 지금의 상황도, 어쩌면 내 인생의 또 다른 프레임일 것이다. 나는 언제나 그 프레임을 깨고 밖에서 바라보는 나를 희망한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발전」 일지도 모른다. 


그러니 나는 또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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