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수되던 날에...

Miscellaneous/Story 2007. 6. 30. 02:14
오늘 부로 2년 3개월 가량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쉽게 생각하고 편하게 받아들이면 한없이 편하고 좋은 사람들이 많은 회사였는데 내가 왜 나왔을까를 생각해 보면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대변해 준다.

그 동안 나는 주어진 작업에서 최선 보다는 우선을 생각했고, 그것은 이 바닥의 어쩔 수 없는 프로세스에 의해서 생겨난 전투적인 생활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 속에는 내가 버려야 하는 것들의 아쉬움이 나에게는 너무나도 컸던 것 같다.

하지만 배운 점도 많다. 식당 개 삼년이면 라면을 끓인다고 했던가… 인문계열 고등학교를 나와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내가 직접 만들기는 어렵더라도 디자인의 바람직함에 대해 어렴풋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취미로만 느꼈던 이 재미난 놀이가 먹고 자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러한 과정에서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나에게 주었던 기간이었다.

현재는 결정된 것이 아무것도 없지만 지금의 나의 느낌은 행복이다. 이 행복은 회사를 그만 두었기 때문에 느끼는 행복이 아니라 새로운 앞날에 대한 내 기대치에서 나오는 행복일거라 나는 믿는다. 획일적인 일상 속에서 쌓였던 번뇌를 씻기 위해 나는 당분간은 폐인모드로 생활해 볼까 한다. 밥 먹고 자고 일어나, 공부하고, 자전거 타고, 여행도 가고, 바다도 보고… 이 시대의 회사원들이 평일에 하지 못하는 것들을 골라서 해볼 참이다…쿠쿠 생각만 해도 당신은 부러워 할꺼다… 메롱~

어쩌면 난 다음주 월요일 아침에 늦잠을 자다 시계를 보고 발작을 일으키며 헐레벌떡 일어나 욕실로 달려갈지도 모른다. 언제나 그랬듯이 이런 나를 한심하게 쳐다보는 밍밍이는 하품을 할게다. 정신을 차리고 나는 이미 평일 아침에 정해진 약속 시간까지 어디로 향해야 하는 규칙을 더이상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될거고, 나는 그 행복을 이불 삼아 덮고 행복한 꿈을 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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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1
꿈2
꾸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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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나는 백수다. ㅠ.ㅠ


추신 : 그 동안 살갑게 지내던 회사 내 많은 분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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