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의 바른 소프트웨어의 특성

Programming/Etc 2007. 4. 10. 23:54
요즘 전철을 오가며 읽고 있는 앨런 쿠퍼의 “정신병원에서 뛰쳐나온 디자인”을 보고 있는데 지옥철 2호선을 오가는 지라 하루에 10장 읽기도 어렵다. 그 본문 중에 예의 바른 소프트웨어의 특성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여러 가지 소프트웨어의 문제점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소프트웨어를 만든 사람으로서는 실용적이지 않은 귀찮은 질문들을 수없이 던지는 기능적인 요소들이 사용자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었다고 생각하지만 사용자로서는 그다지 환영하지 않으며 선택의 여지들을 제공받는 것은 충복이 아니라 고문에 가깝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러한 것들은 앨런 쿠퍼가 이야기 하는 무례한 소프트웨어다.

사실 이런 경험들은 무수히 많이 있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파일을 삭제할 것이냐, 프린트를 정말 할 것이냐, 창을 닫을 것이냐, 프로그램을 종료할 것이냐와 같은 메시지 창을 확인하게 되는데, 이러한 훈련 과정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어떤 행동에 대한 메시지로 인식하고 꼼꼼하게 읽고 확인하지 않는 듯 하다.

이런 바람직하지 않은 사용자의 훈련으로 그러한 소프트웨어의 무례한 행동에 대해 별로 거부감을 느끼지 않으며 그것이 잘못된 행동이든 잘 된 행동이든 무의식적으로 결정권을 컴퓨터에게 넘겨버린다.

물론 이러한 안내문이 없이 파일을 삭제하거나 덮어버릴 수 있는 여지도 다분히 있지만 안내창의 일련의 행동에 학습된 사용자가 과연 그것을 보고 삭제를 포기하거나 덮어쓰기를 취소하는 경우가 얼마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예의 바른 소프트웨어의 특성
1.    나에게 관심을 갖는다.
2.    나에게 공손하다.
3.    사근사근하다.
4.    상식이 있다.
5.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을 예측한다.
6.    빠르게 반응한다.
7.    자신의 개인적 문제에 대해 떠벌리지 않는다.
8.    정보에 밝다.
9.    통찰력이 있다.
10.    자신감을 갖고 있다.
11.    집중력을 유지한다.
12.    유연하게 대처한다.
13.    즉각적인 만족을 제공한다.
14.    신뢰할 수 있다.

책 에서도 이야기 했지만 이러한 무례한 소프트웨어의 행동들은 더 많은 문제점을 미리 예방하는 차원에서 행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일 듯 싶다. 나 또한 어떠한 기능적인 요소들에 대해서 작업을 진행할 때는 이보다 더 무례하고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사용자 탓으로 돌리기 위한 술책(?!)을 강구하는 편이다.

앞으로 어떠한 방향으로 소프트웨어가 변화해 갈지는 시대의 흐름에서 이미 밝혀진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을 구현하고 설계하는 것이 사람인 만큼 사람과 사람의 이해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예의 바른 소프트웨어의 모든 요소들을 충족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는 나타날 수 없을 듯 싶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블로그에 추가한 사용자 방문 카운터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