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헤어진 봄.

Photography/Space 2015.03.15 06:30

작년에 헤어진 봄을 다시 찾았다. 억지로라도 좀 더 일찍 만나고 싶은 마음으로부터 시작됐다. 설 잠을 이기고 새벽 1시에 일어나 주섬주섬 준비물을 챙겨 길을 떠났다. 새벽 기운이 시원하다. 나는 가끔 하루의 시작이 새벽이라는 것이 다행일 때가 있다. 새벽 공기를 맡으며 하루를 시작하면, 남몰래 반칙이라도 하는 것처럼 가슴이 뛴다. 내게 오늘은 그런 날이다. 내려가는 길, 그믐달이 동행했다. 산 뒤에 숨기도 하고 내 뒤에서 따라오다가도 하고, 어느새 앞서 가기도 했다. 


‘해오름 보러 가는데 눈치 없이 너는 왜 따라오니?’


그래도  달이 좋다. 어렸을 때, 해와 달이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떠 있는 것을 보고 신기한 듯 친구들에게 호들갑을 떨었던 기억이다. 둘은 사이가 좋지 않아 서로 번갈아가며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데 어느날 보니 화해했다더라… 이게 어릴 적 내 기억에 잠든 사연이다. 해는 동쪽에서 뜨고 서쪽으로 넘어가니까 반대로 달은 서쪽에서 뜨고 동쪽으로 질 거라 생각한 것이 착각임을 알았을 무렵, 그들이 서로 화해한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그때의 상실감은 꽤 컸던 기억이다. 


'그들은 원래 친하지 않았데...'


내 옆에 누군가 있었다면, 나는 어김없이 ‘저기 봐, 달이 이쁘다’며 나도 모르게 웃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어쨌든 나는 일출을 보려면 적어도 아침 6시 10분까지 도솔암 산책로 입구에 도착해야 했다. 휴게소에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내달린 덕분에 예상한 시각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친하지도 않은 해와 달이 화해했던 것처럼, 오늘은 그 마음 그대로 해와 달을 만났다. 봄을 생각하느라 여기까지 온 내가 본 것이 아니라, 봄을 만나러 왔다가 우연히 그들과 도솔암에서 만난 것이다. 


‘봄은 시작이 아닐지도 몰라. 겨우내 소복이 쌓이는 비료가 없으면 돋아나지 못할 계절인지도 모르지’ 


그래서 나는 새벽을 지나야 만날 수 있는 아침처럼, 

지금 다가오는 봄이 좋아, 

가슴이 뛰고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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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암 : 통일신라말 당대의 고승 화엄 조사 의상대사께서 창건한 천 년의 기도 도량. 전남 해남군 달마산 도솔봉 아래에 위치한 사찰로 미황사의 열두 암자 중 하나이다. 도솔암에서 50m쯤 아래 1년 내내 마르지 않는 샘인 용담이 있다. -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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