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달의 무게와 힘

Photography/Bicycle 2016. 10. 11. 22:25

어떤 사찰에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무문관(無門關)이라는 체험 행사가 있다고 한다. 문이 없는 방에서 며칠 동안 깊은 명상을 하며 본래의 자신과 대면하는 프로그램이다. 세상과 소통할 길이 차단된 상태에서 있는 그대로 자신과 대면하는 일은 생각보다 힘들고 고된 일일지도 모른다. 그 고통을 감내하며 자신의 내면과 눈빛이라도 교환할 수 있다는 것은 어쩌면, 이 무의미해 보이는 행위를 하도록 배려한 자신을 만나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자전거는 이런 조우를 도와주는 좋은 취미라고 생각한다. 자전거를 타는 중에는 휴대폰을 볼 수도 없거니와 힘들게 페달을 밟다 보면 그동안 나를 불편하게 했던 일들을 타인의 시선으로 관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니 말이다. 비록 지속시간이 비교적 짧다는 단점은 있지만 새로운 감정에 덮어지고 잊히기 전까지는 나에게 적지 않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자전거는 혼자라도 좋다. 그 날의 내가 페달을 밟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볼 힘이 솟는다. 그래서 자전거는 운동이 아니라 참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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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기다리는가.

Photography/Memorials 2016. 10. 10. 00:29


항상 같은 패턴으로 살다 옛 시절의 감정을 잊고 사는 사람이 비록 나뿐일까. 출근, 퇴근을 하고, 평일의 시간이 흐르다 주말이 되면 소중한 휴일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것이 못내 아쉬워 정신없이 불금을 보내고, 이내 일요일 저녁으로 돌아와 홀로 개콘을 보며 방금 누웠던 침대 옆, 어제를 그리워 한다.


가끔은 남들이 출근하는 평일에 쉬어야만 그 고마움을 느끼기는 것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중한 시간을 헛되게 보내고 싶지 않아 갖은 계획을 세우지만 끝내 허전함이 발목을 잡는다. 이 시대를 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 이리라. 


나이만 먹었지 마음은 항상 어린아이처럼 여리고 엄마 젖가슴을 찾듯 허전함을 달래줄 그 무언가를 찾아 헤맨다. 스스로 결정에 불안해하고 그 결정이 옳았다고 확인받고 싶은 마음에 외로워하는 이 시대의 모든 이에게 무한의 지지와 격려를 보낸다. 


내일의 시간은 오늘보다 더디게 흐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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