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이란 단어의 쓰임

Photography/Memorials 2015. 7. 13. 03:45

세상 모르게 잠든 사람의 손에 장갑을 끼워주는 일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스스로 손가락을 움직여 자리를 찾으려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참견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더욱이 잠을 깨우기라도 하면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화를 내는 상대를 보게 되고, 우리는 사람에게 적지 않은 실망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왜 자는 사람에게 장갑을 끼워주려 할까. 그것이 정말 그 사람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니면 원하는 것을 억지로 끼워 맞추며 상대방이 나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기를 바라는 것일까. 


상대방은 잠에서 깨어나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끼워진 장갑을 보고 심기가 불편할 수 있다. 어쩌면 장갑의 스타일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므로 장갑을 상대방 옆에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노력은 충분할지 모르며, 앞으로 일어나는 일들은 어쩔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옳은 선택일 수 있다. 운명이란 단어는 이런 쓰임을 통해서 우리의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인도한다.


1/1600sec | F/2.5 | 85.0mm | ISO-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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